이정우의 철학 에세이(4)
▲ <건물> ‘개발’이라는 말보다 근대화의 이념, 특히 서구에 뒤쳐져 국민국가 형성의 대열에 들어선 국가들, 근대화와 서구화에 목을 매온 후발 국가들의 이념을 잘 표현하는 말도 드물 것이다.해방 이후 한국에서도 ‘개발’은 사회를 이끌어간 막강한 이데올로기였다.이 이데올로기는 박정희 시대에 특히 강렬하게 작동했고, 잠시 뜸했으나 이명박 정권에 의해 다시 활성화된 바 있다.그러나 정권의 성격을 떠나서 개발 이데올로기는 해방 이후 한국의 역사를 닦달해온 엄청난 원동력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개발의 상흔(傷痕)들개발 이데올로기는 현대 한국의 자연과 문화를 송두리째 엎어버렸다.정감(情感)을 가지고 있던 모든 존재가 차가운 시멘트와 육중한 콘크리트 더미에 파묻혀버렸다.하천(河川)이 그 전형적인 예다.과거 하천은 우리 곁에 있었다.개울과 뭍 사이에는 아무것도 없었다.몸만 굽히면 개울의 물을 만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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