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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재용의 알리바이 만들기, 그러나 ‘비밀은 없다’
삼성 이재용의 알리바이 만들기, 그러나 ‘비밀은 없다’
  • 최주연 기자
  • 승인 2017.04.11 15: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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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형표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과 홍 전 본부장 관련 재판에서는 국민연금 투자위원회 소속 채모 전 리서치팀장이, 이재용 부회장이 국민연금에 ‘삼성합병’ 찬성을 요구했음을 증언했다. 사진은 생각하는 사람을 나타낸 아프리카 조각상.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서울구치소에 수감 이후에도 “부정 청탁한 적 없다”, “경영권 승계 바란 적 없다”는 입장을 번복하지 않으며 같은 입장을 고수해왔다. 최근 유명 목사와 스님이 저술한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다시 세상속으로> 등 두 달에 걸쳐 불교‧기독교 관련 서적을 수령하며 ‘속세’의 번민 속에 있는 듯한 인상을 주기도 했었다. 그러나 결정적인 ‘한방’이 나오고 말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홍완선 전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 등 국민연금관계자를 만나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무조건 성사시켜야 한다고 말했다는 증언이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이재용, 국민연금 홍완선에 “플랜B는 없다”, “합병 무조건 성사돼야”

 
지난 10일 열린 문형표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과 홍 전 본부장 관련 재판(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에서는 국민연금 투자위원회 소속 채모 전 리서치팀장이, 이 부회장이 국민연금에 ‘삼성합병’ 찬성을 요구했음을 증언했다. 채 팀장은 당시 이 부회장과 홍 전 본부장의 면담 결과를 보고서로 작성한 인물이다.
 
채 팀장은 국민연금이 삼성물산 합병에 찬성을 결정하기 3일 전인 2015년 7월7일, 홍 전 본부장과 함께 이 부회장 등 삼성 관계자들을 만났다. 그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2조1000억원에 이른다는 분석 자료를 작성하기도 했다.
 
이날 특검이 공개한 면담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신규순환출자금지 때문에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무조건 성사시켜야 한다"며 "플랜B는 없다"고 말했다.
 
국민연금 측의 합병비율 재조정 요구에 대해서도 이 부회장은 "실무적 법률 검토결과, 불가능하다고 결론을 내렸다"면서 "지극히 예외적인 경우에만 (비율 조정이) 가능하다는 법무팀 의견이 있었다"고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 
 
채 팀장은 해당 보고서를 토대로 "이 부회장이 합병 찬성을 해달라고 한 것이냐"는 특검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또 채 팀장은 "한모 주식운용실장이 오후에 갈 데가 있다고 갑자기 나가자고 했다. 사전에 (이 부회장과) 면담이 있다는 얘기를 듣지 못했다"면서 이 부회장과의 면담이 급작스럽게 이뤄졌다고 증언했다.
 
뿐만 아니라, 홍 전 본부장이 국정감사를 앞두고 이 부회장과의 면담을 채 팀장이 속한 리서치팀에서 추진한 것으로 해달라고 요청한 사실도 드러났다.
 
채 팀장은 "2015년 국정감사를 앞두고 홍 전 본부장으로부터 이 부회장과의 면담을 리서치팀에서 주관한 걸로 해달라는 요청을 받은적 있냐"는 특검 측 질문에 "그렇다"고 답변했다.
 
채 팀장 증언에 따르면 채 팀장은 홍 전 본부장의 요청에 대해 정 모 팀장을 통해 "적합하지 않다"고 전달했으나 훗날 주식운용팀에서 만든 국감 대비 답변 자료에는 채 팀장이 삼성 측에 요청해 면담이 성사된 것으로 기재됐다.
 
그밖에 채 팀장은 국감 이후 국민연금의 주식매매 과정이 잘못됐다는 이유로 고발당한 홍 전 본부장이, 직접 찾아와 이 부회장과의 면담을 리서치팀이 한 것으로 해달라고 재차 요청했으나 이를 거절했다고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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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주연 기자
최주연 기자 dodu103@ilemond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