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흘러야 한다면
흘러야 한다면
  • 김예린 | ‘얼음' 이달의 에세이 당선
  • 승인 2018.02.28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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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흐르는 것을 막아내고 싶다.

부디 물처럼 흐르지 말아라.너만은 견고한 얼음으로 내 곁에 있어라.
쳇바퀴 소리를 사랑했다.기척에 실려 오는 톱밥의 향이 아늑했다.굳이 씨앗 봉투를 헤집어 해바라기의 것만 골라 건네는 일은, 언어로 소통할 수 없는 상대를 사랑하는 일을 처음 경험하는 사람의 수준에서 가장 큰 무게의 표현이었다.나이 어린 동생이 매일같이 들여다보는 새하얀 아이도 있었다.하지만 작고 어두운 친구가 나에게는 제일이었기에, 동생의 눈을 피해 까만 놈에게 간식 하나라도 더 주려 무던히도 애를 썼다.나와 닮아있어 본능적으로 마음이 쓰였을 수도. 아, 사실 그렇지 않다.분명 나르시시즘 혹은 자기 연민 따위에서 비롯된 애정은 아니었으리라. 당시의 나는 지금과 다를 바 없이 작고 어두운 존재임은 사실이지만, 어떤 이유도 조건도 없이 사랑을 시작했다(고 생각한다). 사랑이 시간에 비례하는 정도로 몸집을 키웠다고 자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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