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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총수 일가 100억대 탈세에 얽힌 구광모 승계 굳히기
LG 총수 일가 100억대 탈세에 얽힌 구광모 승계 굳히기
  • 최주연 기자
  • 승인 2018.05.1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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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4월 24일 열린 구자경 LG명예회장이 미수(米壽)연에 모인 LG그룹 총수 일가. 사진 뒷줄 왼쪽에서 세번째가 구광모 상무다.
 
 
검찰, 구광모 상무 그룹 지배력 확대 적법성 여부 조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논란이 연일 끊이지 않고 있다. 2016년 국정논단 사태의 핵이었던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대가성 뇌물 의혹, 이달 초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까지 이 부회장의 승계 작업에 대한 이슈는 지속적으로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 그런데 최근 LG그룹에서 마저 후계자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잡음이 새어나오고 있다. 검찰은 구광모 (주)LG 상무에 대한 그룹 지배력 확대와 관련해 적법성 여부를 파악 중이다. 이는 LG그룹 총수 일가의 100억대 탈세 의혹에서 시작됐다.


 

검찰은 LG그룹 총수 일가의 탈세 혐의를 포착하고 지난 9일 여의도 트윈타워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이번 수사는 국세청 고발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은 LG그룹 총수 일가의 주식변동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총수 일가가 계열사인 LG상사 지분을 그룹 지주회사인 (주)LG에 넘기는데, 주식 매각 차익에 대한 100억원대 양도소득세를 납부하지 않은 것을 발견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LG그룹의 구본무 회장과 동생 구본준 부회장, 구 회장의 아들인 구광모 (주)LG 상무 등 총수 일가 36명은 지분율 24.7%에 이르는, 보유하고 있던 LG상사 주식 957만1336주를 (주)LG에 매각했다. 이 거래는 LG상사를 (주)LG의 자회사로 만들어 지주회사 체제에 편입시키려는 조치로 분석된다.
 
그리고 이러한 LG그룹 총수 일가의 탈세 혐의는 구광모 (주)LG 상무의 그룹 승계에 문제제기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고발된 특수관계인 10여명 중 LG그룹의 유력한 상속자 구 상무의 친부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도 포함됐기 때문이다.
 

구광모 영역 넓히기 문제없나 검찰 수사 촉각
 
검찰은 이번 매각의 배경에 집중하고 있다. 구 상무가 (주)LG 지분을 지속적으로 늘리며 승계 준비를 하는 데 적법했는지 여부를 가리려는 것이다.
 
구 상무의 (주)LG 지분은 2006년 2.75%에서 지난해 6.24%까지 늘었다. 구 회장은 15.28%(김영식 여사 지분 포함)의 LG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구 상무는 친부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지분까지 포함하면 9.51%를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구본준 부회장 보다 많은 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구 상무는 구본무 회장의 지분을 승계 받는 데 자금이 부족한 상황이다. 증여세를 감당하기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재계에서는 LG상사 자회사 판토스의 활용을 지속적으로 점쳐왔다. 구 상무는 추가적으로 지분 매입에 열심일 수밖에 없는데, 판토스 지분 매입이 강력한 시나리오 중 하나다.
 
판토스는 LG상사(51.0%)가 최대주주이며 구광모(7.5%)를 비롯한 친족들이 19.9%, 기타주주가 29.1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 구광모 상무는 LG그룹 총수 일가의 장자가 그룹 경영권을 승계하는 엄격한 전통에 따르기 위해 2004년 구본무 회장의 양자로 들여졌다.
이로써 판토스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의혹도 다시금 제기되고 있다. 현재 판토스는 그룹 계열사로부터 60%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LG그룹 측은 “일부 특수관계인이 주식을 매각하고 세금을 납부했는데 그 금액의 타당성에 대해 과세 당국과 이견이 있었다”며 “검찰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LG그룹 총수 일가의 문화는 딸이나 며느리를 경영에 참여시키지 않는 등 장자가 그룹 경영권을 승계하는 엄격한 전통을 유지하고 있다. 장자 승계 전통을 유지하기 위해 슬하에 아들이 없었던 구본무 회장은 지난 2004년 동생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장남인 구광모 상무를 양자로 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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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주연 기자 dodu103@ilemond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