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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 ‘국민청원감’ 갑질에 대응마저 ‘깜깜이’
GS칼텍스 ‘국민청원감’ 갑질에 대응마저 ‘깜깜이’
  • 최주연 기자
  • 승인 2018.06.19 17: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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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S칼텍스가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해외 사업권을 뺏고 이후 약속한 보상금을 미지급하는 등 갑질을 일삼은 것도 모자라 사업 과정 중 수년 간 협력업체로부터 성 접대를 받은 것이 다음 아고라 게시글을 통해 드러나며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이를 고발한 게시글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사진=GS칼텍스 홈페이지 캡처)
 
 
협력업체 러시아 판권 뺏고는 보상금 입 씻어
…홍보비‧판촉비 지급마저 안 돼

수년 간 상무부터 과장까지 성접대
 

5월말 모 커뮤니티에 문제제기, 6월 초 삭제
…GS 측 “원만히 합의” “구체적 내용 말할 수 없어”

성접대 임직원에 대해선 “지금도 확인 중”

 

"GS칼텍스는 고객사·협력사와의 자유롭고 원활한 소통을 추진해 동반성장을 위한 기본을 강화해 나가고 있습니다. GS칼텍스의 이러한 노력에 귀사의 깊은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드리며, 개선이나 보완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언제든지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GS칼텍스 허진수 대표가 지난해 상생경영‧동반성장을 약속했던 새해인사다. 당시 허 대표는 해당 인사를 준비하며 어떤 마음을 가졌을까. 최근 GS칼텍스의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한 갑질이 드러나면서 허 회장이 약속한 윤리경영과 협력사와의 동반성장에 대한 진정성이 의심되고 있다.

 
 
GS칼텍스의 협력업체인 A사를 대상으로 한 해외 사업권 뺏기와 이후 보상금 미지급, 수년 동안 사업과정에서의 성 접대가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지금은(6월 19일) 삭제된 ‘GS칼텍스 고발합니다. 도와주십시오!’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지난 5월 24일 다음 아고라 게시판에 올라오면서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게시글에 따르면 해당 협력업체는 2008년부터 러시아지역에서 GS칼텍스의 윤활유판매대리업을 맡아 2015년 1월까지 불모지였던 러시아 시장을 개척했고, 2015년 말 한 바이어업체 PRADA와 연간 148억원 규모의 수출계약을 따냈다. 계약까지 A사는 GS칼텍스에 의해 무리한 투자를 비롯해 밀어내기, 모스크바시장 직판 요구 등을 강요받았다.
 
계약 직후 안정적으로 수익금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이 되자 GS칼텍스의 갑질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GS칼텍스는 A사에 PRADA와의 계약을 넘기고 판권에 대한 보상금을 제시하라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A사 측은 그냥 뺏기는 것보단 지금 제시해서 보상받는 것이 나을 것이라는 압박에 수년 동안 일군 러시아시장과 바이어를 넘겼다.
 
그러나 게시글 작성자는 약속된 보상금은 지켜지지 않았고 홍보비를 비롯한 판촉비 등도 지급이 안 돼 20억원의 빚더미만 안게 됐다고 주장했다.
 
작성자는 협력업체에 대한 갑질 뿐만 아니라 GS칼텍스 임직원의 도덕관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작성자는 “8년 동안 GS칼텍스와 거래하며 관련 직원들에게 강남 텐프로, 고급 룸살롱 등에서의 정기적인 술 접대 및 여자 향응접대를 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당시 해당 사업과 관련한 K상무, J팀장, K부장, K차장, L과장 등 GS칼텍스의 임직원 명단을 밝히기까지 했다.


‘깜깜이’ GS칼텍스, 한달 째 확인 중

지난 5월 24일 해당 게시글이 다음 아고라에 게시되고 1주일 후인 31일에 인터넷매체 <공공뉴스>가 최초로 보도 했다.
 
<공공뉴스> 보도에서 GS칼텍스 홍보실 관계자는 “A사가 주장한 내용에 대해 현재 회사 측에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며 “투명하고 공정한 방식으로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답변한 바 있다. 당시 GS칼텍스는 ‘확인 중’이었던 것이다. 이후 타 매체 보도에서의 GS칼텍스 입장은 해당 협력업체와 “원만한 합의 진행 중”이었다.
 
본지는 GS칼텍스의 입장을 직접 듣기 위해 전화인터뷰를 19일 진행했다.
 
GS칼텍스 관계자는 “당사자와 합의가 됐다”며 “합의 내용은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또한 성접대에 대한 내부조사에 대해서는 “확인 중”이라며 그밖에 대답은 일절 하지 않았다.


GS칼텍스, ‘기업시민의 당연한 의무’ 실종 됐나

▲ 허진수 GS칼텍스 회장은(사진) 지속적으로 윤리경영과 협력사와의 상생을 강조하고 있다.
GS칼텍스는 지속적으로 윤리경영과 협력사와의 동반성장을 지킬 것을 약속하고 있다. 허진수 GS칼텍스 회장은 "GS칼텍스의 50년 역사는 고객, 파트너, 주주 여러분과 한 길을 걸으며 함께 성장해 온 상생의 시간이었다"며 상생을 강조했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곳에서 GS칼텍스의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었다. 기업소개 글에 쓰인 “더 밝은 미래를 위한 도전에 고객과, 협력사에 변함없는 신뢰와 사랑을 받기 위해서”는 GS칼텍스가 갈 길은 아직 멀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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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주연 기자
최주연 기자 dodu103@ilemond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