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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대학생들 지속가능사회를 말하다
청소년 대학생들 지속가능사회를 말하다
  • 이건주 KSRN 기자
  • 승인 2018.08.22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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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일, G밸리 기업시민청서 ‘금천 지속가능아카데미’ 열려

청소년·대학생·시민 300여명 지속가능성 주제로 열띤 토론

 

11일 오전 9시 서울 가산동 현대아울렛 6층 G밸리 기업시민청에 생소한 풍경이 펼쳐졌다. 아직 아울렛이 개점하기 전인 이른 아침부터 고등학생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지식산업센터들이 몰려있어 주로 직장인이 많은 G밸리에서는 낯선 풍경이었다. 이들은 10~11일 진행된 ‘금천 지속가능아카데미’에 참여한 사르카 리포터들이었다. 사르카는 ‘Sustainability Activities Rendered by Korean Adolescents’의 줄임말로, 대한민국을 지속가능한 사회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청소년 리포터 단체이다. 지속가능성에 관한 더 심도 있는 공부와 토론을 위해 이번 행사에 참여했다.

 

사르카에는 현재 약 100명의 전국 고등학교 학생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다양한 문제들 사이에서 외면받기 쉬운 ‘지속가능성’이라는 의제를 우리 사회에 알리기 위해 지속가능성을 다루는 외신을 찾아 번역한다. 번역된 기사는 지속가능바람 대학생 기자단의 검수를 거쳐 지속가능바람(www.baram.news) 등 여러 사이트와 SNS를 통해 우리 사회 곳곳에 퍼지고 있다.

 

학생들이 생각하는 지속가능성이란 무엇일까. 행사에 참여한 지유나 학생은 지속가능성을 “단순히 환경적 측면뿐만이 아니라, 우리 후손들에게 더 나은 사회, 더 공정한 사회를 물려줄 수 있는 것”이라고 정의 내렸다. 송치호 학생은 “지금 살아가고 있는 우리만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후손들을 생각하고 실제로 그에 맞게 행동하는 것”으로 지속가능성을 정의했다.

 

지속가능 주요 이슈 토론 발표

 

간단한 사르카 활동 소개와 교육이 이루어지고 오전 10시 30분부터 학생들은 지속가능 주요 이슈에 대해 알아보고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각 조에는 지속가능바람 기자단 소속 대학생들이 한 명씩 멘토로 들어가 원활한 진행을 도왔다. 학생들은 2015년 9월 전 세계 유엔 회원국가들이 모여 합의한 17개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를 바탕으로 토의했다.

 

이문형, 김하늘, 김지아, 천승연, 변서연, 최나영, 오정석, 정민서 학생들로 구성된 3조는 지속가능목표 중 기아해결에 대해 열띤 논의를 했다. 토의는 국제 빈곤 문제, 국내 빈곤 문제로 나누어 진행됐다.

 

최나영 학생은 국제적 빈곤 문제와 관련해 “개발도상국의 경우 선진국들의 농업기술을 배울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기술 개발을 통한 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무조건적인 원조보다는 농촌 인프라 확충을 통해 자립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문형 학생은 “기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단순히 식량 공급만 생각하면 안 된다. 식량과 교육을 결합해서 생각해야 한다. 기아 문제가 심각한 곳에 학교를 많이 세워 아이들이 교육 및 급식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내 빈곤 문제는 노인 빈곤에 초점이 맞춰졌다. 천승연 학생은 “우리나라 노인 자살률이 OECD 평균 3배에 달하는데 그 이유 중 손꼽히는 것이 빈곤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노인 빈곤 문제는 심각하다”고 말했다. 변서연 학생은 “노인 빈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노인 일자리 문제 해결이 선행돼야 한다. 기업마다 의무적으로 노인의 재취업을 해결해주어야 한다”고 밝혔다. 정민서 학생은 “노인을 위한 연금 확대가 필요하다. 무작정 연금을 확대하는 것이 아니라, 보험료율의 인상, 소득대체율 인하, 연금 가입기간 증가, 합리적 평가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별 토론의 멘토를 담당한 지속가능바람 대학생 기자단의 대학생 이상엽 씨는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등학생들의 열띤 관심과 지식에 놀랐다”며 “단순히 스펙을 위해서 사르카 기자단 활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 씨는 “지속가능성이라는 이슈에 대해 치열한 고민을 했다는 것을 느꼈다. 학생들의 열정에 크게 놀랐고, 나도 지속가능성에 대해 더욱 열심히 공부하고 고민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토의 이후에는 각 조의 발표가 이어졌다. PPT를 이용해 발표한 조들뿐 아니라 연극, 상황극 등을 통해 발표한 조들도 있었다. 그 중 방송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의 형식을 빌려 발표한 4조도 이목을 끌었다. 이들은 청소년들이 느끼고 있는 연령차별, 지역차별, 종교차별 세 가지 불평등 상황에 대해 ‘알아보자’며 발표를 진행했다.

 

최세윤 학생은 연령차별에 대해 이야기 했다. 최세윤 학생은 “학교에서 학생들뿐 아니라 교직원 분들도 간에도 연령차별이 이루어진다. 연차가 드신 분들은 일을 꺼려하고, 젊은 선생님들한테 업무가 과중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그러다 보니 선생님과 학생들이 이야기를 주고받을 기회가 줄어든다”고 말했다.

 

정세윤 학생은 지역차별의 문제점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정세윤 학생은 “이번 행사에 참여하는데, 전남에서 올라오느라 새벽부터 일어나 기차를 탔다. 이번 행사도 그렇고 학생들을 위한 좋은 행사나 프로그램들이 서울에만 집중되고 있다. 서울 공화국이라는 말이 정말 맞는 말이다. 많은 경험이 필요한 학생들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지방 순회 개최를 한다든지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민주호 학생은 종교차별의 문제점에 대해 역설했다. “미션스쿨에 다니고 있다, 나는 기독교가 아닌데 이 학교에 와서 원치 않는 예배에 강제에 참여해야 했다. 또 원치 않는데도 목사님의 강연을 들어야 했다. 아무리 미션스쿨이지만 종교적인 측면에서는 자유롭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지속가능 골든벨 등 다양한 행사

 

이날 오후엔 지속가능아카데미에서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출제된 문제를 푸는 ‘지속가능 골든벨’이 진행됐다. 골든벨에서 민주호 학생(현대고 1년)은 대상, 김예지(이화외고 1년) 학생은 최우수상, 김나영 학생(이화외고 1년)은 우수상을 차지했다. 지속가능 골든벨에서 대상을 차지한 민주호 학생은 “지속가능성이 앞으로 더 중요한 주제로 사회에 알려질 수 있도록 열심히 활동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 마지막에는 그동안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청소년과 대학생들을 위한 ‘지속가능 대상’ 시상식이 있었다. 유엔글로벌콤팩트 상은 서지윤(한양대학교 4년), 이경서(이화외고 2년)가, 국회 CSR 정책연구포럼상은 김도연(숙명여대 2년), 이시현(삼육대 3년), 김강영(구현고 2년), 김민주(이화외고 3년)가 수상했다. 국회 SRI정책연구포럼상은 이건모(고려대 3년), 최세윤(서울외고 1년)이 수상했다. 국회신재생에너지포럼상에는 이상엽(연세대 3년), 정민서(상산고 3년)가 받았다. 한국사회책임네트워크 상은 김상은(이화외고 3년), 박은서(대일외고 3년) 등 7명의 학생들이 수상했다. 또 한 학기 동안 발행된 사르카 기사들 중 우수한 기사들에 수여되는 지속가능저널 발행인 상은 민주호(현대고 1년), 박수영(이화외고 3년) 등 8명이 수상했다.

 

국회 CSR정책연구포럼상을 수상한 김도연 씨는 “지속가능대상을 수상하게 되어 영광”이라며 “지속가능성이란 개념이 막연히 멀게만 느껴졌다면 지금은 제 삶의 모든 것들이 지속가능한 사회와 연관되어 있다는 점을 느끼고 있다. 활동하면서 배운 여러 가지 것들을 지키며 살고자 한다”고 말했다.

 

국회 신재생에너지 포럼상을 수상한 정민서 학생은 “사르카 봉사활동을 통해 다양한 환경문제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더 나은, 더 평등하고 정의로운 방향에 대해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었다”며 “작지만 꾸준한 노력이 모이면 불가능해 보이는 일도 해낼 수 있다고 믿는다”고 소감을 전했다.

 

지난 10~11일 G밸리 기업시민청서 열린 ‘금천 지속가능아카데미’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KSRN

 

유성훈 금천구청장 “금천구를 지속가능 선도구로 만들겠다”

 

10~11일 양 일간 진행된 이번 금천 지속가능아카데미에는 사르카 학생들 이외에도 지속가능바람 기자단 소속 대학생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10일 오전 ‘지속가능사회를 위한 청년 원탁회의’ 시간에서 지속가능성의 의미를 되새기고, 이를 우리 사회에 알릴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다. 10일 오후에는 우리 사회의 문제들과 지속가능한 해결책 대해 고등학생과 대학생이 모여 토론하는 시간도 가졌다. 11일 오후에는 청소년, 대학생, 시민들과 유성훈 금천구청장과의 간담회가 열렸다.

‘유성훈 금천구청장과 함께하는 지속가능사회를 위한 정담회’에서 유성훈 구청장은 “지속가능성이라는 가치를 위해 노력하는 안치용 지속가능청년협동조합 바람 이사장님께 존경의 마음을 표하고, 지속가능바람 기자단, 사르카 학생들에게도 감사드린다”며 격려의 뜻을 전했다. 이어 “지속가능사회의 조기 정착을 위해 구청, 마을, 시민의 원활한 소통이 진행될 수 있도록 모범적인 구정을 펼쳐나가겠다”고 말했다. 또한 “금천구가 지속가능을 선도하는 구가 될 수 있도록 조감도를 만들고 필요한 사업들을 적극 추진해 나가겠다”며, 지속가능사회의 조기 정착에 대한 관심과 실천의지를 표명했다.

정담회에 참석한 지속가능바람 편집장 정재인씨는 “지속가능을 위해 정책적인 부분에서 실제로 노력하고 계시는 구청장님과의 간담회를 통해, 우리가 추구하는 지속가능이라는 가치가 실제 사회에서 정말 실현이 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금천구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 지속가능이라는 가치가 실현될 수 있도록 더욱 더 열심히 기사를 쓰고, 활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양일 간 지속된 지속가능 아카데미에서는 일반 시민들에게 열린 지속가능성에 관한 다양한 강의도 열렸다. 10일엔 안치용 지속가능청년협동조합 바람 이사장 겸 한국 CSR연구소 소장의 ‘지구온난화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와 ‘지속가능사회를 위한 시민사회의 역할’이란 주제의 강연이 열렸고, 11일에는 김보라 전 경기도 의원의 ‘협동조합의 이해와 전망’, 김용구 장애인 인권포럼 사무국장의 ‘기업과 인권’이라는 강연이 개최됐다.

지속가능 아카데미에 참가한 최선경(42, 양천구)씨는 이번 강의들을 듣고 “사회적인 기업이 생각하는 것보다 많았고, 이런 것들이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회적 기업이 확장이 되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참여함으로서 안정적인 일자리, 안정적이고 건강한 삶에 대한 지속가능성이 충분히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11일 기념식에서는 안치용 소장의 인사말을 시작으로, 유성훈 금천구청장의 격려사가 있었고, 서지윤 지속가능바람 기자단 대표와 이경서 사르카 회장의 인사말이 있었다, 문희상 국회의장, 홍일표 국회CSR정책연구포럼 대표의원, 이원욱 국회SRI정책연구포럼 대표의원은 서명 축사를 전해왔다.

유성훈 구청장은 “한 사람의 열 걸음 보다 열 사람의 한 걸음이 중요하다. 한 분 한 분이 지속가능성이라는 가치를 지니고, 모두가 힘을 합쳐 지역 발전 방향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지속가능 사회는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와 함께 가는 활동과 방향이다. 금천구에서도 지속가능과 관련된 활동을 많이 하고 있지만 더 노력하겠다. 앞으로도 구 차원에서 이런 자리를 자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지속가능아카데미는 금천구·지속가능청년협동조합바람이 주최(주관)하고, 지속가능바람대학생기자단의 주관으로 진행됐다. 한국사회책임네트워크, 유엔글로벌콤팩트한국협회, 국회CSR정책연구포럼, 국회SRI 연구 포럼, (사)한국녹색도시협회, 지속가능저널 등이 후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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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주 KSRN 기자 carmine.draco@gmail.com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