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화풀이로 당장 파월을 해임한다고 발표한다?
2.더 큰 시장 혼란을 막기 위해 좀 더 분을 참는다?
3.스콧 베센트의 묘안대로 후임자를 미리 임명해 놓는다?
( 파월이 스스로 사표를 써주면 땡큐이고, 버틴다해도 식물의장으로 남겨둔다.)
트럼프, 파월 발언 분노
주식시장 폭락에 화풀이?
제롬 파월(72)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은 16일 미 시카고 이코노믹클럽 연설에서 "트럼프(78) 대통령의 관세 인상 정책으로 일시적인 인플레이션 상승을 유발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중앙은행의 2가지 목표인 안정적인 물가 유지와 건강한 고용시장을 동시에 달성하기 어려운 지경"이라고 경고했다. 이 발언이후 뉴욕 주식시장은 또다시 크게 떨어졌다.

트럼프는 무리한 관세 인상으로 곤경에 빠진 상태에서 파월까지 불난집에 기름을 쏟아붇는 발언까지하자 발끈하면서 "파월 해임은 빠를수록 좋다"고 공개적으로 협박했다.
트럼프는 자신 소유의 SNS인 트루스소셜에 "유가가 하락했고, 식료품 가격도 내려갔고, 미국은 관세 덕분에 부자가 되고 있다"며 "유럽중앙은행(ECB)은 7번째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예측될 정도인데 우리의 파월은 항상 '너무 늦고 틀린' 엉망진창 보고서만 골라서 발표한다"고 분풀이성 혹평을 했다.
그는 이어 "파월은 지금이라도 ECB처럼 금리를 반드시 인하해야 하고, 그의 해임은 빠를 수록 좋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1기 때 임명
바이든이 연임시켜
내년 5월까지 임기
아이러니컬하게도 트럼프는 1기 행정부때인 2018년 자신이 직접 파월을 연준 의장으로 임명했다. 이어 바이든 전 대통령이 그를 연임시켜, 파월은 내년 5월까지 임기가 보장돼 있다.
미국은 대통령이 연준 의장을 마음대로 해임시켜도 되는지 법에 따로 정해져 있지 않고, 전례도 없다.
그런데 트럼프가 만약 파월을 해임시킨다면 시장은 더 큰 혼란으로 걷잡을 수 없는 지경에 다다를 것이 뻔하다. 이런 이유 때문에 그 어떤 미국 대통령도 섣불리 연준 의장을 건드리지 못했었다.
그러나 트럼프는 "파월이 지나치게 긴축정책을 펴며 경제성장을 억누른다"며 항상 못마땅해 하며 건뜻하면 그의 해임을 언급했다.
특히 파월은 자신이 임명되자 마자 그해 4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총 1%포인트를 올리자, 당시 트럼프는 '파월이 멍청하다' '연준이 미쳤다'며 맹비난하기도 했었다.
트럼프는 2기 당선 전부터
파월을 '눈엣가시'처럼 여겨
그를 해임시킬 방안을 찾아
지난해 트럼프(78)가 다시 대통령에 당선되자 그는 고심끝에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헤지펀드 전문가 스콧 베센트(62)를 재무장관 내정자로 지명했다.
일론 머스크 등 핵심 참모들의 벌떼같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트럼프가 굳이 베센트를 재무장관에 앉힌 이유는 뭘까?
국가부채 감축, 관세문제 해결 등 그를 재무장관에 앉힌 이유는 많이 있겠지만,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바로 파월 때문이었다. 트럼프는 보기싫은 '금융대통령'인 파월 의장을 교체해줄 사람으로 스콧 베센트를 염두에 뒀던 것이다.
스콧 베센트는 트럼프와 같이 미국 우선주의의 극우 보수성향을 보이는 인물이지만 뜻밖에도 말 많은 동성애자다. 그는 동성애 가족으로 여성 역할을 하고 있고, 남편 역할은 뉴욕시 검사인 존 프리먼이다. 대리모를 통해 얻은 두 아이를 자식으로 키우기도 한다.
특히 트럼프는 지난해 선거운동 기간 동안 파월의 금리정책에 큰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파월이 금리정책을 자신의 선거 경쟁자인 바이든에게 더 유리하게 쓰고 있다며 "내가 대통령이 되면 당장 그를 해고시킬 것"이라고 이미 수차례 협박을 했었다. 트럼프는 자신이 대통령에 취임한 뒤 적극적인 금리인하 정책을 펴고 싶어하지만, 그때마다 파월이 제동을 걸 것으로 이미 짐작하고 있을 정도였다.
트럼프가 이런 고민을 하고 있을 때 선거캠프에 합류한 스콧 베센트가 파월을 해임과 비슷한 '실효적 해임 방안' 아이디어를 냈다.
스콧 베센트는 트럼프에게 "1월20일 대통령에 취임한 뒤 재빨리 파월 의장 후임자를 정해 발표하고 아예 상원의 인준까지 받아 놓자"고 제안했었다. 당시 거의 2년 가까이 임기가 남은 파월 의장을 '식물의장' '허수아비 의장'으로 만들어 놓을 수 있는 인물을 후임 의장으로 지명해 놓자는 아이디어였다. 파월의 임기가 끝날 때까지 후임자가 실제로 Fed의장 역할을 할 수는 없지만, 금융시장에서는 트럼프의 의중대로 움직이는 후임자의 말에 더 귀를 기울여 실제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기막힌 묘수였다.
이런 굴욕을 견디지 못하고 파월 의장이 자진 사퇴를 해준다면 그 또한 '땡큐'라는 계산이다.
현재는 공화당이 대통령,상원,하원 등 모든 행정권한을 장악해 트럼프의 취임과 동시에 무리를 두고 파월을 교체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임기가 보장돼 있는 Fed의장을 해임하긴 매우 부담스런 상황이다. 트럼프가 가장 중요시하는 주식시장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요동을 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제 트럼프의 결단만 남았다.
1. 화풀이로 당장 파월을 해임한다고 발표한다?
2.더 큰 시장 혼란을 막기 위해 좀 더 분을 참는다?
3.스콧 베센트의 묘안대로 후임자를 미리 임명해 놓는다?
( 파월이 스스로 사표를 써주면 땡큐이고, 버틴다해도 식물의장으로 남겨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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