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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숙의 문화톡톡] 다큐멘터리영화 <두 개의 문> - 공권력의 무관용 원칙과 국가폭력의 야만성
[서곡숙의 문화톡톡] 다큐멘터리영화 <두 개의 문> - 공권력의 무관용 원칙과 국가폭력의 야만성
  • 서곡숙(문화평론가)
  • 승인 2025.06.1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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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용산 참사와 <두 개의 문>
 

<두 개의 문>(김일란·홍지유, 2011)은 불법 폭력 시위와 과잉 진압이라는 논란을 불러일으킨 용산 참사를 다룬 영화이다. 용산 참사는 철거민들의 생존권을 호소하는 시위가 경찰특공대원의 진압 이후 철거민 5명, 경찰특공대원 1명의 사망으로 끝난 사건이다. 진실 공방의 긴 싸움 끝에 남은 용산 참사의 진실이 무엇이며, 용산 참사에서 가해자는 누구인가? 이 영화는 유가족 동의 없는 시신 부검, 사라진 3,000쪽의 수사 기록, 삭제된 채증 영상, 어떠한 정보도 하달받지 못했다는 경찰의 증언 등 시위자에서 범법자가 된 과정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다.

 

2. 검찰의 정의/부정 정신과 언론의 고발/충성 문화
 

<두 개의 문>은 검찰의 정의/부정 정신과 언론의 고발/충성 문화를 대비적으로 그려낸다. <두 개의 문>은 철거민과 경찰의 대립적 구도 속에서 영상과 인터뷰의 교차편집으로 참사의 잔혹성을 강조한다. 이 영화의 첫 장면은 이명박 정부의 무관용 원칙으로 시작하여, 불법 집회에 대한 무관용과 공무 집행의 면책을 강조한다. 용산 참사는 2009년 1월 19일 망루 점거 농성에서 2009년 1월 20일 25시간만에 참사로 바뀌었다는 점은 의문을 자아낸다. 용산 재개발 지역 철거민들은 강제 철거에 저항하며 이주대책을 요구하고, 경찰의 진압과정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6명, 즉 철거민 5명과 경찰특공대원 1명이 사망한다. 영상은 화염에 휩싸인 망루를 통해서 불바다가 된 현장을 보여주고, 인터뷰는 ‘영혼이 푹 쓰러지는 느낌’, ‘흔들리는 정권’, ‘공포의 기억’을 말한다. 불길에 휩싸이는 망루, 무너지는 망루, 검은 연기, 통곡하는 가족, 올려다보는 시민들 등 참혹한 영상과 인터뷰의 교차편집으로 참사의 끔찍함을 배가시킨다. 초반부는 변호사, 진상조사단, 경찰, 언론 등의 인물들이 용산 참사의 끔찍한 실상과 그로 인한 참사의 충격에 대해 주로 말한다. 진압을 성공적으로 끝냈다는 축하 전화를 받았다는 경찰의 당혹스러움은 용산 참사를 겪은 시민들의 온도 차를 느끼게 한다. 불에 타는 망루(영상)와 충격을 받은 인물(인터뷰)을 교차편집으로 보여줘서 참사가 발생한 현장의 느낌을 사실적으로 전달하면서 충격과 공포를 표현한다.
 

<두 개의 문>은 경찰-검찰의 부검, 수사, 기소 과정에서 나타나는 정보의 은폐를 드러낸다. 경찰은 시체 6구에 대해 유가족 동의 없이 조속히 강행하고, 경찰-검찰은 수사 기록의 1/3을 공개하지 않으며, 검찰은 경찰 1명의 사망사건에 대해서만 기소를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두 가지 문제가 제기된다. 우선, 시체 6구에 대해서 이례적으로 빠른 부검 진행이다. 경찰은 유가족에 대한 동의 절차 없이 당일 저녁에 부검을 모두 완료하여 사건을 은폐한다는 의혹을 받는다. 부검작업을 빨리 진행한 이유가 변호인단이 의문을 제기한 것처럼 공권력 증거를 은폐하기 위한 것인가? 혹은 시체의 상태를 훼손시키기 위한 것인가? 영화는 거기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지만, 답을 주지는 않는다. 다음으로, 수사 기록 10,000쪽 중 3,000쪽을 공개하지 않아 은폐 의혹을 불러일으킨다. 미공개 3,000쪽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가? 경찰에 불리한 기록인가? 공권력의 과잉 진압으로 인해 사망사건이 발생한 증거인가? 공권력의 진압과정에서 경찰의 실수로 발생한 문제를 은폐하기 위한 것인가? 여기에서 재미있는 것은 두 가지, 부검의 신속한 진행과 증거자료의 미공개 모두 정보의 은폐와 관계된다는 사실이다. 그러면 두 가지는 무엇을 은폐하기 위한 것인가? 여기에 추가로 발생하는 의문점이 있다. 왜 경찰과 검찰은 5명의 철거민 사망사건에 대해서는 수사와 기소를 하지 않고 1명의 경찰 사망사건에 대해서만 수사와 기소를 진행한 것인가? 검찰의 목적은 법질서 유지 및 국민 안전 확보, 범죄 피해자 보호 및 지원을 통한 사회 정의 실현과 부정 부패 척결이다. 경찰특공대원 사망자 1명에 대해서만 수사하고 철거민을 기소한 것은 사회 정의 실현과는 거리가 멀고 불공정한 행위에 해당한다.
 

<두 개의 문>에서 언론은 청와대와의 합작품으로 연쇄살인범 사건으로 용산 참사 사건을 덮으려는 물타기를 통해 고발문화에서 충성문화의 변화를 보여준다. 용산 참사 발생 직후 언론의 기사는 ‘철거민 진압 참사 6명 사망’, ‘용산 철거민 참사 경찰 과잉 진압’ 등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발생한 참사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하지만 이후 연쇄살인범 사건을 집중적으로 보도하면서 용산 참사를 의도적으로 보도하지 않는다. 이는 청와대가 용산 참사로 빚어진 ‘경찰의 부정적 프레임’을 연쇄살인사건 해결이라는 ‘긍정적 프레임’으로 바꾸기 위해서 연쇄살인사건에 초점을 맞추라는 홍보 지침을 하달했기 때문인 것으로 밝혀진다. 결국 청와대는 홍보 지침을 인정하고 행정관의 해임으로 문제를 덮고자 한다. 하지만 언론 전체를 통제하는 것이 행정관 개인이 독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라는 점에서 몸통이 누구인가를 의심하게 된다. 청와대는 언론을 통제하여 정권을 유지하고 촛불시위의 확산을 막음으로써 참사로 인해 이명박 정부가 흔들리지 않게 홍보 지침을 하달한다. 언론은 처음에는 용산 참사 사건이 공권력의 과잉 진압이라고 보도했지만, 나중에는 홍보 지침에 따라 용산 참사에 대한 보도를 줄이고 연쇄살인범만 거론하게 된다는 점에서, 언론의 태도도 고발문화에서 충성문화로의 극명한 변화를 보여준다.
 

 

3. 법의 공정성/불공정성과 법집행의 시민 안전/위해
 

<두 개의 문>은 법의 공정성/불공정성과 법집행의 시민 안전/위해를 대비적으로 그려낸다. <두 개의 문>은 경찰특공대 1제대장에 대한 법원의 증인신문을 통해 용산 참사 직전의 위기 상황을 그려낸다. 경찰특공대는 컨테이너를 이용해서 옥상에 설치된 망루 안에 있는 농성자를 검거하는 임무를 부여받는다. 농성자는 화염병을 던지기 전에는 단순 시위범이기 때문에 경찰특공대가 검거해야 할 대상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화염병을 던지기 두 시간 전에 이미 경찰특공대는 철거민 농성자를 검거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이런 점에서 화염병으로 인해 시민 안전이 위협받아서 경찰특공대를 투입했다는 경찰의 진술은 거짓 해명으로 드러난다. 시위대는 용역들과 수백 명의 전경들이 둘러싸고 있어서 내려갈 수 없는 상황이었고, 어떠한 협상이나 안정보장도 없는 상황에 몰렸다는 점에서 사실상 경찰의 강경 진압이 시위대를 위험에 빠뜨리는 데 일조한 것이 된다. 이는 위험하다고 판단하기 전에 미리 진압을 결정했다는 점에서 사전 진압, 과잉 진압, 강경 진압이라고 할 수 있다.
 

<두 개의 문>은 경찰특공대 1제대장, 특공대원에 대한 법원의 증인신문을 통해 진압과정의 문제점을 드러낸다. 경찰특공대는 1월 20일 오전 3시 망루에 진입해서 아래로 진입하라는 지시를 받는다. 이때 세 가지 중요한 문제가 발생한다. 경찰특공대는 현장을 지휘하던 경찰 책임자로부터 가장 핵심적인 정보를 받지 못한 채 투입된다. 첫째, 망루 구조에 대해서 알지 못한다. 둘째, 건물 층별 내부 도면을 제공받지 못한다. 셋째, 시너 등 위험물질이 있다는 사실을 전달받지 못한다. 사건 관련자는 망루 구조와 건물 층별 내부 도면이 있었다면 망루로 가는 두 개의 문 중에서 더 안전한 문을 선택했을 것이라는 아쉬움을 전한다. 경찰특공대는 강경 진압을 하라는 경찰 상부의 지시에 따라 투입되며, 세 가지 중요한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진압을 하게 됨으로써 무고한 6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한다.
 

<두 개의 문>은 경찰특공대 1제대장, 용산경찰서장에 대한 법원의 증인신문을 통해 시민의 안전과 철거민의 죽음을 대비시킨다. 경찰 지휘 본부는 물대포 공격을 하면서 경찰특공대에게 컨테이너를 통해 망루에 진압하라고 명령한다. 백동산 용산경찰서장은 시민의 안전에 위해를 가하는 무질서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특공대가 필요했다고 역설한다. 농성을 시작한 지 하루밖에 되지 않은 상황에서 성급한 판단으로 이루어진 경찰특공대 진압 작전은 물대포로 인해 물이 가득한 상황, 시너에 불이 붙어 불길이 치솟은 상황에서 이루어져 인명 피해로 이어진다. 현장에는 철거민 농성자, 경찰 및 용역팀, 경찰특공대가 있었지만, 경찰서장과 경찰특공대의 증인신문 자료만 있고 정작 당사자인 철거민 농성자의 내용이 누락되어 있어서 진실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 경찰 책임자는 시민 안전에 위해를 가하는 상황이어서 경찰특공대 진압을 결정했다고 말하지만, 철거민이나 경찰특공대는 안전을 책임져야 할 시민에 포함되지 않는 것인가?
 

 

4. 공권력의 무관용 원칙과 용산 참사의 트라우마
 

<두 개의 문>은 공권력의 무관용 원칙과 용산 참사의 트라우마를 나타낸다. <두 개의 문>은 망루 1차 진압에 대한 경찰특공대원의 자술서, 망루 2차 진압에 대한 경찰특공대원의 증인신문을 통해 공권력의 권력욕과 관계자의 무력감을 대비시킨다. 망루 1차 진압 전에, 경찰은 물대포를 쏘아 농성자가 골프공이나 화염병을 던지지 못하게 하지만, 결국 망루에 가득찬 물로 인해서 시너에 붙은 불이 사방으로 떠다녀 화재 발생의 원인이 된다. 망루 1차 진압 때, 경찰 수뇌부는 경찰특공대가 이미 계단이 불길에 휩싸인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소방대원을 투입해 불길을 끄지 않고 경찰특공대에 2차 진압을 추가로 요구한다는 점에서 화재에 대한 책임이 크다. 이러한 무리한 과잉 진압은 정치적 권력욕을 가진 수뇌부인 김석기 서울경찰총장의 무리수 때문인가? 시민의 안전보다는 시위대 진압을 통해 업적을 인정받고 싶은 권력욕 때문인가? 망루 2차 진압 때, 경찰특공대는 시너 냄새로 위험한 상황, 2층에 전부 불이 붙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위험한 상황이지만 빨리 제압해야겠다는 생각에서 망루를 진압하게 된다. 경찰 수뇌부는 이미 불이 번진 상황이고 시너 냄새가 심각한 상황에서 경찰특공대원이나 철거민 농성자의 안전을 생각하지 않은 채 강경 진압을 명령하게 된다. 이 영화는 진실의 두 축, 즉 철거민과 경찰진압대을 만날 수 없기 때문에, 인터넷 TV가 촬영한 영상으로 누락된 진실을 계속 찾아야 한다는 점에서 용산 참사 관련자는 진실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무력감을 느낀다.
 

<두 개의 문>은 경찰특공대의 자술서, 증인신문을 통해 용산 참사의 생지옥과 아비규환의 상황, 경찰특공대원의 공황 상태를 그려낸다. 경찰특공대는 옥상에 가득한 물, 혼합되지 않은 시너와 물, 떠다니는 불길, 유독가스와 화염, 불길에 휩싸인 대원 등 위험한 상황에서 생지옥을 경험하게 된다. 1월 20일 7시 20분에 화재가 발생하였다. 망루 안에서는 화재가 일어나고 망루 밖에서는 물대포를 쏘는 상황에서, 화재에 대한 대응을 제대로 하지 않아 6명의 사망자를 내게 만든다. 경찰특공대원은 공황 상태의 정신, 아비규환의 현장, 지탄받는 현실에 고통스러워한다. “다 죽어!”라고 외치는 철거민 농성자의 목소리는 ‘죽어라’는 분노의 말이 아니라 ‘위험하다’는 경고의 말이라는 사실이 밝혀진다. 철거민 농성자가 망루로 올라오려는 경찰대원에게 올라 오지 마라, 대피하라는 의미로 경고를 한 것이다. 경찰특공대는 망루가 있는 옥상 건너편으로 피신하여 1명의 사상자만 나온 반면에, 철거민 농성자는 5명이나 사망하게 된다. 결국 시너와 불길이 있는 위험한 상황에서 과잉 진압을 한 원인은 공권력의 폭력과 권력의 야욕이라는 점에서 인재로 인한 참사이다.
 

<두 개의 문>은 법원의 철거민 중형 선고를 통해 책임 전가를 보여주고, 정부의 무관용 원칙을 통해 경찰-검찰-법원 등 공권력의 권력욕을 드러낸다. 경찰관 1명 사망의 가해자로 철거민 시위대 6명에게 5-6년의 중형을 선고함으로써 경찰과 공권력은 아무 죄도 없다고 주장하며 철거민에게 죄를 전가한다. 판사의 판결문은 시위대가 많은 경찰을 다치게 하고 1명의 경찰을 죽게 만들고는 경찰, 조합, 철거 용역에 책임을 전가한다고 비판한다. 검찰이 경찰 수뇌부가 현장 상황을 잘못 대응한 것에 대해서, 농성자를 자극해 불법행위를 유도한 것에 대해서 추궁한다. 즉 시너에 대해 보고받았으면 진압을 중지시켰어야 하는데도 무리하게 진압을 강행한 것이다. 검찰은 경찰 1명 사망에 대해서는 수사를 하고 기소를 하지만, 철거민 5명 사망에 대해서는 수사도 하지 않고 기소도 하지 않는다. 경찰, 검찰, 법원은 모두 같은 입장을 보여준다. 강경 진압을 지시한 김석기 서울경찰청장은 국회의원이 되고, 철거민에게 중형을 판결한 양승태 판사는 대법원장이 된다. 경찰의 과잉 진압, 검찰의 불공정 기소, 법원의 부당한 판결은 권력욕과 정치의 논리를 드러낸다.
 

 

5. 공권력의 무관용 원칙과 공권력에 대한 관용 원칙
 

<두 개의 문>은 공권력의 무관용 원칙과 공권력에 대한 관용 원칙을 대비시킨다. <두 개의 문>은 법원의 증인신문에서 경찰특공대의 임무가 테러범/시위대 진압인지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다. 경찰특공대는 1983년 아시안게임 때 경찰의 강력한 공권력 행사를 위해 자체적으로 만들어지며, 1996년 테러 진압을 위해 경찰특공대가 최초 투입된다. 이후 경찰특공대는 롯데호텔 과잉 진압으로 노조원을 다치게 만들고, 오산시 철거민 농성 현장에서 컨테이너로 진압하여 전원 연행한다. 2003년 용산 미군기지가 떠난 자리에 공원이 들어서면서 용산 땅값이 상승하고, 2004년 용산 일대 재개발이 가속화되고, 2006년 서울시가 용산 재개발 구역을 확정하고, 2009년 용산 국제업무지구 마스터플랜을 발표한다. 정부는 용산 남일동을 철거하기 시작하고, 127명의 세입자가 주거 이전비 부족으로 주거 이전을 거부하며 보상 현실화 대책을 요구하게 된다. 경찰특공대는 인질극이나 총기 난사 등과 같은 특수 강력범죄나 테러 사건에 대한 대응 및 진압, 테러 활동의 예방 및 저지, 요인 경호 및 국가 주요 행사에 대한 안전 지원 등을 주 임무로 하는 대한민국 경찰청 예하의 경찰 특수부대이자 대테러 부대이다. 경찰은 철거민 농성자가 테러범이 아니라 시위대임에도 불구하고 경찰특공대를 투입한다. 경찰특공대의 임무는 특수 강력범죄, 테러 사건, 요인 경호, 행사 안전 지원인데 시위대 진압 업무에 계속 투입된다는 점에서 경찰특공대를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것이다.
 

<두 개의 문>은 서울경찰청장의 무리수, 검찰의 불공정 기소, 법원의 부당한 판결을 통해 공권력의 권력욕을 드러낸다. 검찰에서 철거민 시위대를 경찰 사망사건의 가해자로 기소했고 법원이 그들에게 중형을 내렸기 때문에 검찰과 법원은 같은 입장이라고 봐야 한다. 검찰이 기소했으면서 재판과정에서 검사가 경찰에게 과잉 진압, 유도행위를 말한 부분이 있다. 하지만 결국 경찰, 검찰, 법원 등 공권력은 권력욕을 보이고, 권력에 충성해 개인의 입신영달을 추구하며, 그 과정에서 지켜야 할 기본 원칙이나 시민 안전을 무시하게 된다. ‘두 개의 문’은 경찰 진압 작전에서 옥상 바로 아래층에서 망루로 가기 위해 경찰이 통과해야 하는 문이 두 개였지만, 경찰특공대원은 망루의 구조나 건물 내부 도면 등이 없었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는 것에서 따온 것 같다. 두 개의 문 중 다른 문을 선택했다면 상황은 달랐을까? 경찰과 경찰특공대원의 행동 하나하나에서 다른 선택을 했다면 하는 아쉬움을 느끼게 만든다.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문제를 제기하지만, 대답하지 않고 관객에게 거리를 두고 사유하게 한다는 점에서 두 개의 문을 직시하게 만든다.
 

<두 개의 문>은 정부의 무관용 원칙과 폭력의 야만성에 대해서 시민이 언제까지 관용할 것인지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다. 이 다큐멘터리에서 핵심은 용산 참사로 인해 사망한 6명의 죽음에 대한 책임은 어디에 있는가이다. 불법 폭력 시위와 과잉 진압 중에서 어디에 무게의 중심이 기우는가? 영화에서 인물들은 용산 참사 철거민 관련자(변호인단, 진상조사단)와 공권력 관련자(경찰, 검찰, 법원)이다. 여기에서 정작 철거민 당사자는 징역형을 살고 있어서 빠져 있으며, 국가폭력으로 인한 피해자이지만 가해자로 둔갑해 있다. 유가족의 동의 없는 시신 부검, 사라진 3,000쪽의 수사 기록, 삭제된 채증 영상, 어떠한 정보도 하달받지 못했다는 경찰의 증언 등 용산 참사의 감춰진 진실은 국가폭력의 은폐를 의미한다. 경찰특공대원 1명의 사망에 대해서는 경찰의 수사, 검찰의 기소, 법원의 재판이 이루어졌지만, 철거민 5명의 사망에 대해서는 어떠한 것도 진행되지 않는다. 공권력의 무관용 원칙과 공권력에 대한 관용의 원칙이 대비된다. 이 영화는 첫 장면에서 2008년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불법시위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강조하면서 법무부가 떼법 문화 청산의 구체적인 업무 지침은 두 가지이다. 즉 1. 불법 집회 주동자 끝까지 처벌, 2. 무관용 원칙 관철이다. 법무부 기획실장은 정당한 공무 집행에는 과감하게 면책을 보장하여 적극적인 공권력 행사를 강조한다. 이명박 정부의 무관용 원칙과 촛불 정국으로 인해 시위대 진압 등에서 야만의 정도가 계속 강해진다. 정부는 불법 집회 주동자를 끝까지 처벌하는 무관용 원칙을 관철하고, 공권력 행사에는 면책을 보장하여 국가폭력의 야만성을 드러낸다. 영화의 마지막에서 촛불 정국에서 강경 진압으로 야만의 정도가 계속 강해지는 이명박 정부를 비판한다. 영화의 처음에서 정부의 무관용 원칙을 비판하고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서 정부의 야만성을 비판함으로써, 이 영화는 이명박 정부의 무관용 원칙과 국가폭력의 야만성을 용산 참사의 궁극적인 원인이라고 강조한다. 영화의 마지막에서 “시민들이 언제까지 이런 것들에 대해서 관용할 건지 궁금하다”는 용산참사진상조사단 박진의 말이 가장 인상적이다. 이 말은 공권력의 무관용과 시민의 관용을 대비시켜 말함. 우리의 경각심을 일깨워준다.

 

사진 출처: 네이버 영화 <두 개의 문> 포토
 

글ㆍ서곡숙
문화평론가. 현재 청주대 영화영상학과 교수로 있으면서, 한국영화교육학회 부회장, 한국영화학회 학문후속세대양성위원회 위원장, 계간지 『크리티크 M』 편집위원장을 역임하고 있으며, 부산국제영화제, 전주국제영화제, 부천국제영화제, 대종상 등 심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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